어제 수업 받으러 목동에 갔더니 서울시 교육감배 피겨 대회를 하고 있었는데, 수업 시간이 임박했기 때문에 바로 지하 링크로 내려갔다. 크로스오버와 스핀 연습을 조금 하다가, 제자리에서 악셀 연습을 했다.
한승종 선생님께서 하네스를 써서 연습을 하면 악셀을 익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시곤 했는데, 드디어 그 기회가 왔다. 몇년 전에 이창주 선생님이 하네스를 막대에 연결해서 따라다니면서 들어주신 적이 있는데, 목동은 그와 달리 천장에 와이어와 도르래가 설치되어 보조자가 밧줄을 잡아당겨서 스케이터를 들어올리는 방식이었다. 와이어 바로 아래에서 점프를 해야하고, 도입시에도 너무 멀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조금 어렵지만 점차 익숙해졌다.
여전히 도입과 도약의 자세가 엉망이기도 하고, 팔을 사용해서 회전력을 일으키는 것이 너무 약하고, 빨리 회전하면 겁을 내서 몸을 움츠리고, 제대로 돌았어도 발을 빼서 랜딩 자세를 취하지 못했다. 총체적 난국이다. 그래도 어쩌다 한번씩은 회전수를 다 채우거나 더 돌기도 했다.
도입 시에 오른발의 발가락 쪽이 아닌, 뒤꿈치 쪽으로 밀어야 말리는 것도 덜하다. 공중에 떴을 때 오른팔은 라이트 훅처럼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부터 재빨리 당겨와야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수업 후에 조금 더 타고 싶었지만, 일 때문에 그럴 수 없어서 시합을 딱 한 명만 보고 가기로 했다. 그때가 마침 최진주(클라우디아 뮬러) 선수의 차례였다. 처음 보았을 때가 초등학생이었고, 외모만큼이나 안무가 개성 있어서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고등학생의 신분이 되었다. 이삼년 전에 비해 어깨가 살짝 넓어진 것 같아 보였는데, 등쪽에서 운동선수의 힘도 느껴지는 것과 함께 상당한 매력을 풍겼다. 키도 크고 얼굴도 예쁘고. 선수를 외모로 평가하는 것은 안될 일이겠지만,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막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