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ugust 27, 2016

201608

이제 어린이 스포츠센터에서는 마지막 한 시간의 수업을 남겨놓고 있고, 새로운 직장에서 일을 시작한 지도 거의 한 달이 되었다. 주3회 수업하는 초급반과 중급반 하나 씩을 맡았고, 주 1회 오전에 하는 초등학교 단체반도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순조롭게 일하고 있고, 아이들도 만족스러워하는 느낌이다. 개인 레슨은 아직 들어온 것이 없기도 하고, 번역 일이 끝날 때까지는 가능하면 받지 않으려고 한다.

다만, 출퇴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이 힘들다. 교통체증 때문에 차를 운전하는 것도 힘들어서, 될 수 있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무거운 짐을 지고 다니기 힘들어서, 아파트 윗층에 버려진 여행가방을 주워다가 스케이트와 다운 점퍼를 집어넣고 강사실 한켠에 두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대뜸 이사를 가라고 권하지만, 딱히 연고가 없다해도 살던 곳을 뜨는 것이 왠지 내키지 않는다.

일단 연말까지로 계약이 되어있고, 그때에 가서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재계약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내 마음은 어떨지... 그때 생각하자.

Tuesday, August 16, 2016

이직

그동안 피겨 강사로 일하던 어린이 스포츠센터는 이번 달까지만 다니기로 했다. 퇴직 의사를 밝힌 후, 회사에서 구인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없었다. 결국 인조 링크를 들어내고 그 공간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겠다고 한다. 따라서 아이스하키 수업도 중단하게 된다.

급하게 마무리하느라 다소 잡음이 있었지만, 그동안 회원 모집이 잘 되지 않고 적자만 내는 데다, 강사 수급이 어려워 고심하던 차에 후련하다는 분위기다.

회사로서는 사업 분야 중 하나가 실패로 돌아간 것이지만, 주력으로 하는 수영은 그럭저럭 굴러가고 있고, 골프도 강사가 한 명 밖에 없으니 큰 부담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인건비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을 빨리 끝냈으니, 회사로서도 잘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이 곳에서 일하면서 얻은 것이 많다.

  • 그동안 만나기 힘들었던 유형의 사람들을 만났다. 20대 초반부터 40대 초반 사이의 수영, 아이스하키, 골프 강사들과 함께 근무했고, 장년층의 셔틀 버스 운전기사들과도 함께 일했다.
  • 새로운 경험을 했다. 길거리에서 현수막을 달고, 홍보물을 나눠주고, 어린이 보호 차량을 (어른을 태우고) 운전하기도 했다.
  • 인조 빙판에서 스케이트를 타보고, 가르쳐보았다. USFSA Basic Skill을 시연하는 동영상도 찍었다.
  • 피겨 스케이팅을 가르치는 경험을 좀 더 쌓았고, 아이들에게 정이 들었다.
  • 스케이트 날 연마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능숙하게.
  • 이전 직장(IT 회사)이 얼마나 좋은 곳이었는지 깨달았다.
  • 재정적으로 궁지에 몰려가던 차에 숨통을 틀 수 있었고, 피겨 강사가 아닌 다른 일을 하면서 버텨야하는 상황에 처하지 않을 수 있었다.
  • 출근 전에 필라테스를 할 수 있었다.
  • 최근에 프리랜서로 전환하여 시간을 확보하였는데, 마침 IT 서적의 번역 의뢰가 들어와서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고, 새로운 아이스링크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