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스케이팅을 가르쳐서 돈을 벌기 시작한지 만 3년이 되었다. 직장의료보험에서 지역의료보험으로 전환한 지도 딱 그만큼 되었고, 더 이상 연말정산을 하지 않고 5월에 종합소득세만 신고한다. 시간강사로 일해서 받은 월급과 개인레슨 수업료가 주수입원이다. IT 쪽 일에서 부수입이 없었다면 1년을 버티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스케이트를 가르치면 여유 시간이 많아서 다른 일을 하기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일해보니 쉽지 않다. 근무 시간에 비해 통근과 휴게 시간이 길고, 체력 소모가 심하다.
취미를 직업으로 삼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요즘도 가끔 생각한다. 몸이 스케이트장에 있지 않더라도 종종 스케이트와 관련된 일을 하거나 생각을 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이것을 직업으로 삼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렇지만 요즘 들어 마음 고생이 많았다. 고용 승계에 대한 불안감도 있고, 다른 강사의 언행으로 인해 감정이 상하기도 했다.
새로 운영을 맡은 회사의 임원이 시간 강사들과 처음 대면한 자리에서 '정규반에서 가르쳐 놓으면 OOO가 독점하고 있는 선수 대관으로 올려보내는 체제'를 지적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변화가 오지 않았다. 1월에 하기로 약속했던 평일 개인 레슨을 모두 취소했다. 새 회사에서는 '기득권'을 청산하고 부조리를 바로잡겠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
앞으로 1년 더 일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며 잠을 청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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