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ugust 16, 2016

이직

그동안 피겨 강사로 일하던 어린이 스포츠센터는 이번 달까지만 다니기로 했다. 퇴직 의사를 밝힌 후, 회사에서 구인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없었다. 결국 인조 링크를 들어내고 그 공간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겠다고 한다. 따라서 아이스하키 수업도 중단하게 된다.

급하게 마무리하느라 다소 잡음이 있었지만, 그동안 회원 모집이 잘 되지 않고 적자만 내는 데다, 강사 수급이 어려워 고심하던 차에 후련하다는 분위기다.

회사로서는 사업 분야 중 하나가 실패로 돌아간 것이지만, 주력으로 하는 수영은 그럭저럭 굴러가고 있고, 골프도 강사가 한 명 밖에 없으니 큰 부담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인건비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을 빨리 끝냈으니, 회사로서도 잘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이 곳에서 일하면서 얻은 것이 많다.

  • 그동안 만나기 힘들었던 유형의 사람들을 만났다. 20대 초반부터 40대 초반 사이의 수영, 아이스하키, 골프 강사들과 함께 근무했고, 장년층의 셔틀 버스 운전기사들과도 함께 일했다.
  • 새로운 경험을 했다. 길거리에서 현수막을 달고, 홍보물을 나눠주고, 어린이 보호 차량을 (어른을 태우고) 운전하기도 했다.
  • 인조 빙판에서 스케이트를 타보고, 가르쳐보았다. USFSA Basic Skill을 시연하는 동영상도 찍었다.
  • 피겨 스케이팅을 가르치는 경험을 좀 더 쌓았고, 아이들에게 정이 들었다.
  • 스케이트 날 연마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능숙하게.
  • 이전 직장(IT 회사)이 얼마나 좋은 곳이었는지 깨달았다.
  • 재정적으로 궁지에 몰려가던 차에 숨통을 틀 수 있었고, 피겨 강사가 아닌 다른 일을 하면서 버텨야하는 상황에 처하지 않을 수 있었다.
  • 출근 전에 필라테스를 할 수 있었다.
  • 최근에 프리랜서로 전환하여 시간을 확보하였는데, 마침 IT 서적의 번역 의뢰가 들어와서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고, 새로운 아이스링크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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