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une 3, 2014

스윙 롤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비가 내리는 날이다. 한승종 선생님께 수업을 듣기 위해 목동 링크에 왔다. 입구에서 회원 카드의 바코드를 리더에 읽히고 보니, '오늘은 지하 링크' 표지가 세워져있다. 탈의실 유리문을 통해, 지상 링크가 책상으로 가득 차 있고 그 위에는 투표지를 세는 기계로 보이는 것들이 놓여있는 것이 보인다.

요즘은 수업 시작 시간에 딱 맞춰 도착하곤 했는데, 오늘은 삼십 분 정도 여유가 있다. 몸을 풀고서 스케이트를 신으려다가, 연마실에서 무디어진 날을 세웠다. 외제 피겨 날 연마는 7천원을 받는다. 숯돌에 갈린 날이 따끈하다. 깨끗해진 날을 보니 기분이 좋다.


나흘 만에 타는 스케이트인데다 날도 갈아서 그런지 활주가 어색하다.

활주 시에 뒤꿈치 쪽에 무게를 싣는 것을 배웠고, 뒤로 활주하는 방법도 배웠다. 스윙 롤을 할 때에도 뒤꿈치에 무게를 싣는 것을 알려주셨는데, 쉽지가 않다. 뒤따라다니며 영상을 찍어서 보여주셨는데, 무릎을 충분히 굽혀 앉지 못하고 살짝만 굽히는 것이 눈에 띄어 실망스럽다.

깜빡 잊고 겉옷을 챙기지 않아 추위에 팔이 새빨개졌다. 선생님께서 입고 계시던 옷을 벗어주셔서 빌려 입고서 나머지 수업을 들었다.

스핀과 점프를 하는 내내 몸이 굳어 있어서 기술이 잘 되지 않고, 부상에 대해 염려하는 마음이 들었다. 사소한 부주의로 옷을 챙기지 못한 댓가가 크다.

모든 것을 전수해주시겠다는 선생님. 고마운 마음과 내가 잘 따라가지 못해 실망을 끼쳐드릴까봐 두려운 마음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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